"녹진한 삶의 끝에 건네는 다정한 위로"
고민이 많아지는 날이면,
'아~고민이 한 번에 사라지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에서는 어떤 고민이라도 깨끗하게 씻어준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수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연남동 구석에 있는 24시간 무인 빨래방입니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할 거 같은 빨래방을 무대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전하게 담아낸 느낌이었습니다.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독거노인,
산후우울증을 거친 후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며 매일을 버티고 있는 엄마,
관객이 하나 없는 버스킹을 하고 있는 청년,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
소중한 사람에게 폭력을 당하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
아들을 해외에 보내고 혼자 남은 기러기 아빠,
보이스 피싱으로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청년
간단한 상황을 듣기만해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겪어보지 않았어도 슬픔이 느껴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이 소설에 더욱 몰입하고 감정을 소모하며 공감하게 만드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래방에 놓여있는 작은 다이어리를 통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주고받게 됩니다.
서로 마주보지 않는 상황 때문인지, 빨래방의 다이어리는 마음을 털어놓게 하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고민을 적게 되면 누군가 그 아래 진심을 담아 위로의 글을 적어줍니다.
자기가 가진 고민을 털어놓기만해도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경험을 모두들 해봤듯이
빨래방의 다이어리는 손님들의 젖은 마음을 말려주고 더러워진 기분을 씻어주며,
뽀송뽀송해진 마음으로 문을 나설수있게 해주는 모습이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실제로 어딘가 있으면 좋겠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따뜻한 온정이 필요한 요즘,
실제로 어딘가에 '빙굴빙굴 빨래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롯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며,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으며,
따뜻한 온기와 사람내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곳이, 그런 공간이
저에게도,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는 내내 위로받는 느낌'
책을 읽으면서 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 밀리로드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가 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상태, 그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빙굴빙굴 빨래방'이 되어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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